▶사­­이­­트­­접­속◀

▶부산경륜장◀ 에피메니데스는 그래도 사람다웠다 것이다. 그녀가 청풍의 부산경륜장 어깨를 잡으며 아직도 울음이 남아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움직이면 안 돼요. 제가 할게요. 행낭에서 찾는 게 있어요?" 부산경륜장 "그래, 내가 직접 해야 하는데......." "내가 열게요. 열어봐도 되죠?" 부산경륜장 "그러도록 해." 서영령이 행낭을 열어 놓자, 그 안으로부터 책자 하나가 나왔다. 자하진기의 운공구결, 서영령이 그것을 꺼내며 물었다. 부산경륜장 "찾는 것이 이것이죠?" "아니야, 그것이." 부산경륜장 청풍이 고개를 저었다. 그가 서영령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더 안쪽으로 손을 넣어봐." 부산경륜장 그 책자가 아니라니, 의아한 표정을 짓는 서영령이다. 그녀가 그의 말대로 행낭 깊은 곳으로 손을 넣었다. 백매화 은패, 그리고 동전들이 손끝을 스쳤다. 그러다가 한 개의 물건, 거기에 손이 닿은 그녀다. 그녀의 얼굴에 묘한 표정이 떠올랐다. 부산경륜장 "이것은......!" 빼내는 손끝이 떨리고 있었다. 부산경륜장 행낭에서 빠져 나온 손. 거기에 걸려 있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었다. 부산경륜장 언제가 그녀가 청풍에게 주었던 목걸이다. 게다가 거기에 걸려 있는 부옥, 우유빛 옥돌도 한 개가 아니라 두 개다. 그녀가 지니고 있던 것까지 두 개의 부옥이 한 줄에 엮어 있었다. 부산경륜장 "두 개.....! 잃어버린 줄 알았었는데....!' 그녀의 두 눈에는 커다란 놀라움이 떠올라 있었다. 청풍이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부산경륜장 "항상 지니고 있었어. 그것을 버릴 리가 없잖아." 청풍과 눈을 맞추는 서영령이다. 부산경륜장 그녀의 눈에 다시금 눈물이 차 올랐다. "원래는 잘 안 우는데...... 나 바보 같죠?" 부산경륜장 그녀가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입가에는 웃음까지 지어가면서, 청풍이 다시 한 번 고개를 저었다. "전혀 바보 같지 않아." 부산경륜장 죽음의 문턱을 되돌아 나오며, 새로운 생의 기운을 얻기라도 한 것일까. 아직까지도 망가져 있는 육신이다. 부산경륜장 하지만 청풍의 얼굴엔 전에 없던 여유가 묻어나고 있었다. 그가 서영령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울지 마, 령매. 이렇게 살아왔잖아." 부산경륜장 서영령은 다시 한 번 울었다. 울면서 또한 웃는다. 다시 살아온 자, 청풍이 거기에 있다. 부산경륜장 그리고. 끝없는 애정이 또한 그 자리에 함께한다. 서로를 향한 마음, 흘러 흘러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늦고도 늦은 밤. "찾았다." 작은 목소리가 암천의 산 위에 내려앉았다. 목소리의 주인, 걸음을 빨리하기 시작했다. 부산경륜장 꿈틀대듯 흘러내린 머리카락에, 피부는 유리처럼 투명하기만 했다. 바람이 없는데도 일렁이는 옷깃이 신기하다. 암자로 다가가는 그의 팔목에서 기이한 빛무리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부산경륜장 "가만히 있어." 속삭이는 듯한 한마디에 팔목에서 움직이던 빛무리가 옅어졌다. 뱀과 같은 비늘, 빛무리의 정체는 하나의 기이한 생명체였다. 똬리를 틀 듯 신비인의 팔목을 감고 있었는데 뱀과 같은 비늘 위로 한 쌍의 날개가 돋아나 있었다. 인세에 보기 힘든 기물이었다. 부산경륜장 신비인이 암자의 문 앞까지 당도했을 때였다. 문에 손을 대기도 전에 안쪽으로부터 늙은 목소리가 울려 나왔다. 부산경륜장 "어느 놈이냐." 밤의 어둠을 확 물리칠 정도로 무서운 기세가 전해져 왔다. 아랑곳하지 않고 문을 여는 신비인, 그의 입에서 태연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부산경륜장 "손님에 대한 대접이 박하군." 은은하게 밝혀진 빛이었다. 부산경륜장 밤이 깊었지만 자고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 거동이 불가능한 청풍도 잠이 들지 않았다. 서영령, 그리고 참도회주와 함께 다 같이 소소한 잡담을 나누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늦었다. 대접을 받을 만한 때가 아니란 말이지. 선자불래 내자불선이라 그 범상치 않은 기도가 놀랍다. 무슨 용건으로 왔는지 밝혀라." 부산경륜장 참도회주가 흑철도에 손을 올렸다. 여전히 급한 성격이었지만, 같은 편에 서고 보니 느끼는 바가 달랐다. 적으로 맞서 싸울 때에는 그렇게나 어려운 상대였었는데, 막상 같은 쪽에 있다 보니 그렇게